여광옥 전도사님을 안내할 때에는 왼쪽 팔을 내어 드린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산소망 선교회에서 안내를 하던 어느 날 아무 생각 없이 오른쪽 팔을 내어드렸는데 아무 말 없이 오른손으로 오른팔을 잡으시던 여광옥 전도사님.
왼손으로 잡으시면 한결 편하실텐데 조금은 힘겨워 보였다. 한쪽 팔을 잃어 의수를 차고 계신다는 것은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한창 자랄 나이인 14살 때 폭발물 사고로 인해 실명과 함께 한손에 장애를 겪으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뭘 먹어야 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전부였다고 하신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힘들고 괴로워하는 가족들.. 또 그들을 지켜보는 전도사님…
서로가 서로를 보며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셨다는 10대의 청소년 여광옥.
맹학교에 들어가 재활 교육을 받으며 친구 따라 처음으로 교회를 가셨는데 세상에서 가장 사람 대접을 해 주는 곳이 교회라는 느낌을 받아 그때부터 신앙생활이 시작되었고, 예수님을 만나고 하나님을 만나며 삶의 의욕을 갖기 시작하신 전도사님은 맹학교를 졸업하고 하나님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신학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신학을 배우며 우연히 알게 된 김재홍 목사님께서는 위로의 말씀과 용기를 낼 수 있는 힘 있는 말씀을 들려 주셨고 목사님께서 사역하시는 산소망 선교회에 출석하며 생활의 안정과 평안한 마음, 그리고 많은 친분을 쌓으셨다고 하신다.
컴퓨터 반 수업시간에 한손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시며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하시는 모습과 장기자랑 시간에 보여주시는 멜로디언과 하모니카의 이중주를 보고 있으면 도전이라는 단어가 간판처럼 새겨진다. 나태한 삶을 반성하게 된다.
힘들고 어려운 여건 중에도 도전하며 살아가시는 전도사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만의 방식으로 도움을 드리려 했던 그때의 내 모습을 다시 한 번 반성하고 돌아본다.
<글:주선주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