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눈이 좋지 않았습니다. 망막 수술을 세 번 정도 하고 좋아져서 몇 년 동안 시력을 유지해나갔습니다. 그러다 나중에 눈이 더 나빠져서 아산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수술을 또 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술을 하고 난 뒤 침침하던 눈이 아예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의료 사고였으나 계란에 바위치기라고 항의 한 번 못했습니다. 그렇게 2013년 8월 실명되었습니다. 지금도 1년에 두 번 정도 약을 타러 갑니다. 안압이 올라가 생기는 두통 때문에 먹는 약입니다.
실명으로 많이 힘든 중에 큰 아들이 갑작스럽게 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돼서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족들이 여러 가지로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남편이 일찍 돌아가셨지만 우리 아들들 잘 길러서 좋은 엄마가 되려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나 큰 아들이 많이 아파서 6개월도 못 산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이 내버려 두진 않으셨는지 수술 후 아들이 많이 건강해졌습니다.
보건소에서 오시는 가정방문 간호사가 있었는데 그분을 통해서 같은 동네에 사는 이신우 집사님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 집사님은 그렇게 집에만 있으면 안 된다며 산소망 선교회로 인도해주었습니다.
산소망 선교회에 와보니 시각장애인들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힘든 분들이 많이 있구나.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다들 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라고 느껴져서 위안이 되었습니다. 산소망 선교회를 다니면서 목사님 말씀을 점점 귀담아듣게 되었고 등산반에도 가게 되었습니다.
가정이 어려워져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산소망에 다니면서 마음이 점차 회복되었고, 삶을 다시 붙잡고 살아가야 된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몸도 많이 좋아졌고, 힘든 시간을 겪은 아들과 서로를 돌아볼 여지가 생긴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조성우 집사님이 운전하시는 분당 차량을 타고 선교회로 옵니다. 시각장애인들끼리 있다 보니 안 보여서 서로 실수할 수 있지만 양보하며 지내려고 합니다. 저는 수술로 대장을 제거해서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오래 참기가 어렵습니다. 등산반 갈 때도 화장실 문제가 생길까 봐 식사를 줄이거나 안 먹고 조심합니다. 봉사자들에게 왠지 미안해서 도움 요청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평소 예배 때나 등산반에 다닐 때 이옥재 봉사자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등산반에 가면 맑은 공기를 마시고, 햇볕도 쬐고, 성도들과 함께 대화도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가끔은 나도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일반 교회는 시각장애인 안내를 잘 못 합니다. 봉사하시는 분이 손을 잡고 안내를 해주시다가 갑자기 손을 놨을 때 당황하게 됩니다. 산소망 선교회 봉사자님들은 이런 부분을 잘 배려해주셔서 좋습니다. 작년에 몸이 아파서 많이 빠졌는데, 올해는 더 잘 나오려고 합니다. 체력이 허락하는 동안 산소망 선교회에 나가고 싶습니다. 산소망 선교회를 이끄시는 김재홍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봉사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출처] 삶의 희망을 찾아준 산소망 선교회-산소망 선교회 남명자 회원|작성자 산소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