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산소망 여름수련회를 위해 8월 13일 광은기도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봉사활동에 참여했지만 유난히 이날은 설렘과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회원님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기뻤지만 혹여나 제 실수로 활동하시는데 불편을 드릴까 봐 조심했던 기억이 납니다.
도착 후 짝 배치를 통해 김경희 집사님을 만났습니다. 집사님은 제 손을 꼭 붙잡으시며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시니 그간의 긴장은 사라지고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처음 만났지만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것처럼 편하게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후 저희는 세계 성막 복음 센터로 이동했습니다. 이곳은 성경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건축물과 전시관이 있었습니다. 저는 설치된 그림을 집사님께 설명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한 번은 제가 물었습니다. “만약 아기 예수님이 태어나셨을 때 경배하는 자리에 있으셨다면 무엇을 선물하시겠어요?”그러자 집사님은 어떤 것이라도 전부 다 드리겠다고 하셨습니다.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하시는 모습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내 기다리던 점심시간이 왔습니다. 제가 도움을 드려야 함에도 계속해서 챙겨주시려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그런 집사님을 보며 ‘내가 봉사자가 아닌 회원으로 이 자리에 있었다면 나는 감사할 수 있을까?’ 하고 잠깐 동안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집사님을 통해 신체의 한 부분이 제 역할을 못하더라도 누구보다 기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아 작은 돌 하나에도 넘어지실 수 있지만 마음과 믿음이 건강하셔서 감사했습니다.
도와드리러 갔다가 심리적으로 도움만 받고 온 것 같습니다. 그날은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집사님의 손을 꼭 잡고 걷던 그때가 오히려 덜 덥고 덜 힘들었습니다. 인생에 소중한 부분을 일깨워주신 집사님과 봉사할 기회를 주신 산소망 선교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